"2020년 FIATA 부산 총회를 유치한 데서 그치지 말고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잘 준비하라는 회원들의 뜻이라고 받아들입니다. 총회를 통해 한국 물류와 부산항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뛰겠습니다."
김병진 한국국제물류협회(KIFFA) 회장(사진·태경해운항공 대표)이 최근 제48회 정기총회에서 연임했다. 2015년 2월 9대 회장에 당선된 김 회장은 기존 정관대로라면 연임할 수 없었다. 3년 전 9대 회장 취임 일성으로 FIATA(세계국제물류협회) 총회를 유치하겠다고 공언한 그는 실제 지난해 10월 결실을 맺었다. 이 결정과 함께 그는 FIATA 부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회원들이 그의 추진력에 한 번 더 힘을 싣기로 뜻을 모았고, 정관을 바꿔가면서 연임을 가결시킨 것이다.
48회 정기총회서 연임 선출
FIATA 총회 유치 인정받아
회원 3000명 이상 유치 목표
"북한 초청도 추진할 계획"
FIATA는 1926년 설립돼 150개국 4만여 포워딩 업체가 회원으로 참여하는 국제 조직이다. 매년 총회에는 2000여 명의 대표단이 모이는데 김 회장은 2020년 총회 때 3000명 이상 참가를 목표로 한다.
2020년 FIATA 부산 총회는 오는 6월 21~22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리는 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물류서비스위원회와 FIATA 아시아태평양총회가 그 서막이다.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복합운송, 안전 및 보안, 콜드 체인 등을 비롯해 북방 루트 등 아젠다를 놓고 아태지역 15개국 전문가와 업계 대표 200여 명이 참여해 토론을 벌인다. 김 회장은 구체적인 토론 주제나 발제자 선정뿐 아니라 예산 마련 등 전반적인 회의 준비를 위해 벌써 국내외를 바삐 오간다.
김 회장이 국내 물류 업계의 과제로 꼽은 것은 남북화해·신북방정책과의 조응이다. 한국의 물류 경쟁력을 높이려면 북한과의 협력이 필수라고 그는 본다.
"현재를 기준으로 보면 난관이 한둘이 아니지만 20~30년 뒤 한국이 동북아 물류 중심국으로 자리매김할 방법을 고민하면 북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유럽행 운항 시간을 14일 단축할 수 있다. 여기에 북측 철로가 연결돼 부산이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의 기점이 되면 부산항은 날개를 다는 셈이다.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2020년 FIATA 부산 총회 때 북측을 초청하는 방안도 추진해볼 생각입니다."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화해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면, FIATA 총회 북한 참여는 남북 모두의 경제적 이익을 증진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국내 업계 현안으로 김 회장은 공정 경쟁 기반 마련을 꼽았다. 대기업 물류 자회사들이 중소규모 물류 주선업 시장에까지 진입하는 폐해를 막기 위한 물류정책기본법·해운법 개정, 3자 물류 시장 내 업체 난립으로 인한 덤핑 경쟁을 차단하기 위해 물류업체 관리 권한 일부를 KIFFA로 이관받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